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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 업체 밀어주기 의혹 엉터리 고지서 구매
정치 2020.05.28 김재현
【 앵커멘트 】
광주ㆍ전남 지역 27개 시ㆍ군ㆍ구 지자체에서는 매년 각종 지방세와 과태료 고지서를 발행하고 있는데요.

인쇄를 위해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이 드는 고지서 구매 계약과 수의계약을 통해 특정업체에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보안관리도 엉망이었습니다.

김재현, 이계혁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 기자 】
인구 45만명의 광주 북구는 재산세와 자동차세, 과태료 등 각종 고지서 발급을 위해 매년 인쇄업체와 5천만원 이상의 구매 계약을 맺습니다.

현재는 한 업체가 수 년째 모든 종류의 고지서를 사실상 독점 형태로 공급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이 업체는 고지서 제작 공공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인 직접생산확인증명서를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북구는 이 업체와 모든 계약을 수의계약으로만 맺고 있습니다.

▶ 싱크 : 광주광역시 북구청 관계자
- "지금 입찰은 아니고 수의계약입니다. 그전부터 관례대로 해왔던 부분들인데"

입찰 자격을 갖추지 못한 업체에 수의 계약을 몰아주는 관행은 북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 싱크 : 광주광역시 남구청 관계자
- "금액이 소액으로 들어오면 저희가 수의계약으로 하는 거고요. 근데 현재까지 금액이 큰 금액으로 들어온 금액은 없었거든요."

계약을 허술하게 맺다보니 계약 과정에서 지켜야 할 보안 관리도 엉망입니다.

고지서에 찍히는 지자체 관인을 업체에 제공할때 관공서는 반드시 보안각서를 받고 고지서 납품 뒤 그 폐기 여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보안각서를 받고 관인 사용을 허가해 주는 지자체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업체들은 기존의 고지서를 그대로 복사해 쓰거나 관인 인쇄를 다른 외부 업체에 재하청 형태로 맡기기까지 합니다.

▶ 싱크 : 인쇄업계 관계자
- "고지서를 인쇄하는 기술이 없기 때문에 타 업체에 맡긴 것 자체가 이것은 불법이다 이 말이죠."

특정업체 몰아주기 의혹에 엉터리 보안관리까지 허술한 지자체 행정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습니다.

kbc 김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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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지방계약법상 일년에 2천만원 이상의 물품을 구매할 때는 조달청 입찰 시스템을 통해 납품업자를 선정해야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지자체들은 이른바 쪼개기 계약을 통해 입찰을 피하고 있습니다.

일선 시군을 직접 찾아가 고지서 구매 계약 실태를 확인해 봤습니다.

수의계약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합니다.

▶ 싱크 : 목포시 관계자
- "저희 같은 경우에는 대단위로 크게 고지서를 발행하는 게 아니고 한 2, 3천만 원짜리인데 그 항목이 또 일곱, 여덟 가지로 갈라지다 보면"

그러면서도 특정업체에 계약을 몰아주는 일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 싱크 : 목포시 관계자
- "계약업체는 여러 군데 있는데 그때그때 담당계에서 필요에 따라서 (계약을) 하게 되는데 한 업체로 몰아줘버리면 그 부분도 여러 가지로 애로사항이 생기죠."

취재 결과 이러한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목포시는 지난해 한 해 동안 16번에 걸쳐 약 3천만원 어치의 고지서를 구매했는데 그 중 열다섯번을 한 업체와만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체 3천만원 중 이 업체에서 구매한 고지서만 2천7백만원 어치가 넘었습니다.

광주 북구 역시 지난해 단 한 차례의 입찰도 없이 한 업체와만 12차례에 걸쳐 모두 5천3백만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맺었습니다.

지방세나 과태료를 각 부서별로 분기마다 따로 발주해 건별 계약이 2천만원이 넘지 않도록 한 뒤 여러차례에 걸쳐 수의계약을 체결한 겁니다.

입찰을 피해 아무런 연고도 없는 다른 지역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습니다.

순천시는 입찰을 통해 고지서 제작 업체를 선정하는 대신 세 개 업체로 계약을 쪼개 진행하고 있는데 이 중 한 곳은 수도권 업체입니다.

▶ 싱크 : 순천시 관계자
- "전남에도 (제작 업체가) 있긴 있어도 사실 경기도 쪽보다는 (품질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우리는 입찰하면 솔직히 더 편해요. 그렇지만 사고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지느냐 이 말이죠."

행정 편의 등을 이유로 지자체의 쪼개기 계약과 수의계약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kbc 이계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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