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없는 길
박금수
등록일 2025-06-05 11: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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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시간마다 옷을 갈아입지만
우리들의 멈춰진 시간에
몸도 마음도 묵은 떼를 벗지 못하고 이제서야
그 옛날 국민학교 신체검사를 위해 덕지덕지 붙어있던 떼를 벗기듯이
마음의 짐을 조심스레 내려 놓으며
아직도 갈 길은 멀었다며
끝이 없는 길에 서둘러 지치지 말라고
저만치서 내 손을 잡아주는 계절은 이제 우리가 알던 세상 속으로 데려 가려한다.
갇혔던 마음들이 풀려
이제 살포시 잇몸을 보이는 사람들 속에서
희망은 살짜기 다가와 여름이 오기 전
아기볼 스치는 봄바람처럼 살랑인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세상의 가득한 희망으로
다리를 놓고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
우리가 가는 길은 끝이 없지만
누군가는 그 길이 있었음을 기억하기에
어지럽히지 않고 아름답게 가야 한다.
세월은 가는 것이고 붙잡을 수 없기에
아카시아 향기가 어우러진 봄날에
산비둘기와 뻐꾸기가 모내기 응원가를 부르던
자연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다시 한번 그 시절로 가고 싶은 갈증보다 간절한 것은
그 마음 그 뜻이 여기로 데려온 까닭일 게다.
신청곡 : 박인희 - 끝이 없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