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첫차!
누군가에겐 희망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지키기 위한 고뇌가 되며
저마다 선택이 되어야만 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우리와 함께
지구를 업고 돌아 다닌다.

첫차가 막차가 되는 인생도 있고
첫차로 돌아오지 않는 길이 되는 인생도 있다.
막차를 놓친 사람들에게 막차는 말한다.
이젠 첫차를 타보라고...

인생은
늘 첫차를 타고 싶어 하는 새색시 같은 기다림의 기운이 있다.
남들보다 첫차를 타고 싶은 마음에
길을 만드는 삶의 선택일 것이다.
첫차를 타고 안타고는 그 다음 얘기일 뿐...
그래도 세월은 막차로 간다.

오랜 기다림도 첫차의 길에 서서
이슬 방울에 목마름의 갈증을 달래보며
봄날의 햇살 같은 첫차에 희망을 싣고
만난 사람들의 해후에
피곤은 조용히 길을 따라 멀어져 만 간다.

조용한 봄도 꿈틀거리며
계절의 첫차를 타기 위해
미세먼지를 마다하지 않고 저만치 와서 기다리고 있다.
첫차에 손님이 없어도 님은 막차로 오기를 기다리며
나는 표를 구해 첫차를 기다리며 길을 또 떠난다.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신청곡 : 정태춘.박은옥 -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