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7년간 인내와 열정으로 탄생한 '죽향'..농가소득에 효자 노릇 '톡톡'
"육종개발은 기나긴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선비같은 마음이 없으면 좋은 결실을 맺기 어렵죠."
딸기 산지로 유명한 전남 담양에서 '딸기발명장'으로 널리 알려진 이철규 박사.
담양군 농업기술센터 미래농업연구단장으로 재직중인 이 박사는 토종 '죽향' 딸기 품종개발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담양군은 봉산면 와우를 중심으로 관내 1,050 농가가 373ha 시설 하우스에서 딸기를 재배해 높은 농업 소득을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2013년부터 농가에 보급된 신품종 '죽향'은 담양 딸기의 존재감을 높여준 효자 브랜드입니다.
로열티를 물면서 일본 품종에 의존해온 딸기 농가들에게 소득 증대는 물론 노동력 절감 등 일석이조의 혜택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품종 혁신을 일으킨 주인공이 바로 이철규 박사입니다.
◇ 독학으로 육종 방법 찾아내
그는 2000년 농업기술센터에 임용돼 20여 년간 딸기 육종 개발에만 매달려왔습니다.
그가 맨 처음 시작한 일은 담양군의 역점 시책에 따라 일본 품종을 대체할 수 있는 담양 토종의 딸기 품종을 개발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배움을 구할 사람이 없어 오로지 독학으로 육종 방법을 찾아내야 했습니다.
우수품종을 개발하는 과정은 오랜 기간 교배와 도태를 반복하는 작업입니다.
1년에 2만 개를 뿌려 그 가운데 좋은 종묘의 특징을 가진 1%만을 선별해 조합하는 것입니다.
그는 "인내가 필요할 뿐 아니라 열정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작업"이라고 지난했던 순간들을 회고했습니다.
그리고 2006년부터 7년여의 연구 끝에 2012년 죽향을 개발하는데 성공,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 출원을 마쳤습니다.
◇ 당도·경도·향·색도 '우수'
이어 2013년부터 농가에 보급되기 시작해 점진적으로 신품종으로 교체됐습니다.
죽향은 다른 품종과 비교해 당도, 경도, 향, 색도 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식감 역시 아삭하고 신선해 소비자들의 기호와 맞아 떨어지는 품종으로 호평받았습니다.
또한 토양과 기후 등 지리적 특성에 적합하게 배양돼 병충해에 강하고 결실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리고 죽향은 수확 기간이 길어 그만큼 농가 소득에 유리한 특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품종 '육보'보다 수확 시기가 1개월 빠르고, 논산 '설향'보다 경도가 좋아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방면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국내 유명 백화점에서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가격 비교에서 다른 품종 대비 2~3배에 달해 프리미엄 딸기로서 위상을 확보했습니다.
생산량의 70~80%는 서울 가락동 경매시장을 거쳐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 국내·외 시장 겨냥..종묘 증식 체계 확장
뿐만 아니라 죽향은 해외 수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2014년 일본 품평회에서 호평을 받은 데 이어 홍콩에도 수출됐습니다.
아울러 유럽, 미얀마, 베트남에 품종보호권 등록을 마쳤으며, 현재 미국과 인도에 출원 중입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국내와 세계 시장을 겨냥해 종묘 증식체계를 재정립하는 것입니다.
현재는 묘종이 부족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어 종묘장 확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철규 박사는 죽향의 이력 관리를 위해 국립종자원에 '대한민국 우수품종상' 신청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는 "개인의 명예보다도 품종 개발의 전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후속 연구에 보탬이 되도록 하기 위해 우수품종상 신청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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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간 품종 연구, 토종 브랜드 '죽향' 개발 성공
일본 로열티 유출 막고, 농가 소득 증대 '일석이조'
담양딸기 명성 보존 위해 '대한민국 우수품종상' 도전
일본 로열티 유출 막고, 농가 소득 증대 '일석이조'
담양딸기 명성 보존 위해 '대한민국 우수품종상'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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